[앵커]
방통위원장의 전격적인 사태, 내막은 뭔지 아는기자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Q. 이동관 위원장, 사퇴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직무정지가 될 가능성이 컸잖아요?
그래서, 탄핵소추안이 처리되기 전에 이동관 위원장이 자진사퇴를 선택한 겁니다.
이 위원장은 어젯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은 오늘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시작 2시간 50분 전에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자 이 위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혔습니다.
본회의 30분 전이었습니다.
Q. 예상밖의 결정인데요? 배경이 뭔가요?
지난달 9일, 한 차례 탄핵이 무산된 뒤로 이미 여당에서는 이 위원장이 자진 사퇴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합니다.
방통위 공백을 막으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건데요.
당초 윤 대통령은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참모 등이 설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동관 / 전 방송통신위원장]
"제가 위원장직을 사임하는 것은 거야의 압력에 떠밀려서가 아닙니다.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에서입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들어 여러 차례 탄핵안을 본회의에 올렸는데요.
처리도 하기 전 '자진사퇴'로 무산시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Q. 민주당은 허를 찔린 셈이네요?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그럴 줄 몰랐다, 이미 알고 있었다, 전혀 다른 반응들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듣고 저도 협정을 이렇게 꼼수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일부 언론에선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거처럼 얘기하는데 이미 저희가 알고 있었고, 우려하고 있었던 내용입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여러분들 모르셨어요? 저희가 그래서 사전에 미리 월요일 날 얘기를 듣고 화요일 날 탄핵안을 낸 거예요."
지난 첫 번째 탄핵 시도 때는 여당의 전격적인 필리버스터 철회로 무산됐었죠.
오늘 2차 시도를 했는데 자진 사퇴로 또 무산 된 겁니다.
민주당으로서는 탄핵안 처리로 사실상 총선 때까지 방통위를 묶어두려고 했는데 실패한 겁니다.
Q. 여야가 수싸움이 치열해보이는 군요.
아무래도 선거를 앞둔 탓이겠죠.
여당 입장에서는 방통위원장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기까지 최장 6개월 공백이 불가피하거든요.
이동관 위원장 사퇴하면 새 위원장 임명 절차는 한 달 정도면 끝납니다.
게다가 이 위원장 사퇴로 윤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가 됐죠.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탄핵을 밀어붙이며 독주하는 모습을 부각한 거죠.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민생이나 국가 기능 마비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탄핵이라는 신성하고 엄중한 국회의 헌법적 권한을 마음대로 휘두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탄핵 당할 사람이 꼼수 사퇴로 피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Q. 어쨌든 방통위는 또 파행이 불가피하겠군요. 후임은 누가 할까요?
방통위는 방송사의 재승인과 최대주주 변경 승인, 가짜뉴스 근절 등 의결이 예고된 현안이 많습니다.
남은 방통위원이 한 명 뿐이라 의결이 불가피하죠.
그래서 이르면 다음주 새 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여권에서는 정치적 논란이 적을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을 후임으로 승진기용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아는기자, 김민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연출 : 박남숙 PD
김민지 기자 mj@ichannela.com